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가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라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말을 했다. 이에 미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에 대해 지나치게 안이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비판이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주지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바이러스는 4월에 사라질 것"이라며 "열기가 이러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에는 신종 코로나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을 언급하며 "미국은 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그동안 12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한 상태로, 이 가운데 적어도 2명 이상이 격리에서 풀려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전망 발표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2021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WHO 지원 예산을 50% 이상 삭감하고 글로벌 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도 34% 줄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세계보건부문도 대폭 축소됐다. 미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나친 낙관론에 따라 신종 코로나 대응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의 말처럼 일각에선 기온이 높아지는 올봄이나 여름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 날씨와 신종 코로나 간의 연관성이 밝혀진 바도 없기 때문이다.
자칫 신종 코로나와 같은 전세계적인 전염병이 주요 보건 및 방역체계가 미약한 미국의 소도시 지역이나 농촌에서 확산될 경우,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윌리엄 셰프너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감염병 전문의 역시 “그의 희망은 우리의 희망이지만, 우리는 그것이 그렇게 되리란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 사태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잇따라 중국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신종 코로나 문제 등을 논의하는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나는 어젯밤 시 주석과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 힘든 상황이다”라면서 “나는 그들이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양국 정상 간 통화와 관련한 자료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이란 도전에 맞서는 중국의 힘과 회복력에 신뢰를 표명했다”면서 “양 정상은 양측 사이에 폭넓은 소통과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