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에 교체 출장한 이승우(21ㆍ신트트라위던)가 팀의 패배 속에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승우는 24일(현지시간) 벨기에 헨트의 겔람코 아레나에서 열린 헨트와 2019~20시즌 벨기에 퍼스트 디비전A 2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후반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승우가 신트트라위던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에 출전한 건 지난해 12월26일 버베런전 이후 6경기만, 시간으로는 두 달만이다.
전반 내내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한 끝에 세 골을 내주며 0-3으로 끌려가던 신트트라위던은 후반 승부수로 이승우 카드를 뽑아들었다. 상대 위험지역 한복판에 자리를 잡은 이승우는 플레이메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며 팀 공격 흐름을 이끌었다.
출전하지 못한 시간이 길었지만, 이승우의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유의 발재간과 반박자 빠른 슈팅도 여전했다. 자기 진영에서 드리블을 시작해 상대 위험지역 언저리까지 진출하며 상대 수비라인을 뒤흔든 장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몸을 던진 골키퍼의 손끝에 걸려 크로스바 밖으로 살짝 벗어난 장면이 돋보였다.
상대 수비수 두 명 사이에서 볼을 받은 뒤 속임 동작으로 한꺼번에 제치는 등 개인기를 활용한 탈압박도 좋았다. 각자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며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는 이승우는 단연 눈에 띄었다. 전반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신트트라위던은 후반 들어 이승우가 공격의 중추로 자리잡은 이후 서로 득점 찬스를 주고 받으며 대등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승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팀은 1-4로 패배했다. 그러나 이승우에게는 자신을 보여줄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다. 신트트라위던은 그간 ‘팀 적응’, ‘작은 체격’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이승우를 중용하지 않았지만, 실전에서 선보인 경기력은 그간의 논란을 잠재울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