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는 박 전 대통령은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는 최근 잇따른 신당 창당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부수진영을 향한 메시지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단결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오는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에표를 집중시켜 문재인 정권과 맞서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중 커터칼)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 생각했다"며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여정은 멈췄지만 북한 핵위협과 우방국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완전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 세력으로 인하여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었다. 또한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저는 저의 말 한마디가 또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렇지만 나라의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의 삶이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며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는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의 국내 확진자가 수천명이나 되고 30여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