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오는 7월 24일 개막할 예정인 2020 도쿄올림픽 개최를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면서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그저 나의 훌륭한 친구인 아베 신조 총리에게 행운을 빈다"면서 "그들은 완벽한 일을 해냈으며 (개최) 장소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단순히 자신의 사견이라면서도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그들은 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뒤, 다시 한번 "나는 그들이 어쩌면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고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텅 빈 경기장으로 치르는 것보다는 그렇게 하는 편(1년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1년 늦게 연다면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방안을 아베 총리에게 권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라고 답하며 "일본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만 해도 일본의 도쿄 올림픽 개최나 미국 선수의 참가 문제 등에 관한 질문에 아베 총리를 '친구'라고 칭하며 "그 문제는 아베 총리에게 남겨두려고 한다"고 답을 유보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다카하시 하루유키(高橋治之) 대회 조직위 집행위원(이사)은 한국시간으로 10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 "올해 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1년 연기안은 '2020년 안에 개최한다'는 계약에 저촉될 수 있다"면서 "정부 내에선 예정대로 개최하기 어렵다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를 살려 미국에도 유리한 1년 연기안을 (미국과) 공동 제안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안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