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4주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하자 세계 각국 올림픽위원회와 각 종목 연맹들이 일제히 환영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3일(한국시간) 선수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리는 모든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기여하는 것은 우선 원칙으로 삼았다.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에서 이 점을 고수하겠다고 확실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을 취소하면 1만1000명 선수들의 올림픽 꿈이 파괴된다. 취소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고 아무도 도울 수 없다"며 "오늘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전 세계적인 보건 상황의 급격한 진행과 이것이 올림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세부 논의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올림픽 연기도 포함된다"며 4주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IOC는 지금까지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각국 체육계의 항의와 무관중으로 대회를 치뤄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IOC의 이같은 입장 변화에 각국 체육계는 일단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IOC의 결단과 관련해 "도쿄올림픽 연기를 위한 IOC의 논의를 환영한다. 우리는 다른 날짜에 IOC 및 모든 스포츠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반겼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IOC가 연기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겠다는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인간의 삶은 어떤 무엇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젤 허들스톤 영국 체육부 장관은 "IOC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심각하게 검토한다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반겼으며, 휴 로버트슨 영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여전히 상당히 불확실성을 마주한 선수들을 위해 신속하게 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사라 허슬랜드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선수 커뮤니티는 계속 도쿄올림픽에 대한 모호함을 겪고 있다"면서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IOC가 결단을 내려주길 희망했다.
한편,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전날 온라인 회의에 참석한 미국올림픽 대표 선수들의 여론 조사에서 도쿄올림픽 연기를 지지하는 의견이 75%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일본내 여론도 연기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70%에 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도쿄올림픽 연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예정된 날짜에 올림픽이 진행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