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의 신원이 공개됐다.
‘박사’는 인천시에 위치한 인하공업전문대학을 졸업한 조주빈(25)으로 23일 확인됐다. 그는 대학 재학 당시 성적이 우수했으며 학교 신문사 편집국장으로도 활동했다. 다만 교우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빈은 대학을 졸업한 2018년부터 사기 등 범죄행각을 시작했다. 이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비밀방, 이른바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박사방 피해자는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만 74명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가 16명 포함됐다.
조주빈은 3단계로 나뉜 유료 대화방도 운영하며 후원금 명목으로 일정액의 암호화폐를 받은 후 유료회원을 입장시켜 성 착취물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박사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들은 ‘직원’으로 호칭하며 자금 세탁, 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 역할을 맡겼으며 피해자를 성폭행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등장 일주일도 되지 않아 200만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하며 국민이 얼마나 분노하는지 드러냈다.
이에 범죄자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조수빈의 신상이 언론에 공개됐다.
경찰은 지난 19일 조수빈을 검거했고, 또 다른 텔레그램 채팅방 ‘n번방’ 운영자로 알려진 ‘갓갓’ 검거를 위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