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기세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평양에 건설 중인 대규모 종합병원의 기초 굴착공사를 착공 10여일 만에 50% 이상 마쳤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각지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성의껏 마련한 많은 지원물자를 안고 연일 (평양 종합병원) 건설장을 찾고 있다”며 “온 나라에 지원 열풍이 차 넘치고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역시 “당 창건 75돌(10월 10일)을 맞으며 현대적인 평양 종합병원 건설을 완공할 일념으로 충성의 돌격전, 치열한 철야전, 과감한 전격전을 벌여가는 인민군 군인들과 건설자들의 힘찬 투쟁에 의해 눈부신 성과들이 창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17일 동평양 지역의 대동강 변(당 창건 기념탑 앞 공터)에서 진행된 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올해 10월 이전에 공사를 완료하라는 지시를 했다. 이후 북한은 군 공병대와 건설 장비를 대대적으로 투입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평양 종합병원의 건설 진행률을 두고 북한 매체별로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노동신문은 이날 “기초 굴착이 63% 계선을 넘어 섰으며, 기초 콩(콘)크리트 치기가 동시에 힘있게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착공한 지 불과 10여 일 만에 기초굴착 실적이 50% 계선을 넘어서고 기초 콩크리트 치기가 입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북한 관영 매체들이 보도했음에도 노동신문은 50%, 조선중앙통신은 63%로 수치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전날 기사를 작성해 2일 오전 배포하고, 조선중앙통신은 실시간으로 보도했다고 친다면 하룻밤 사이 13%의 터파기 진척이 있었던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6개월여 만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어서 밤낮없이 공사하다 보니 집계 시점에 따라 공정률이 달라질 수는 있다”면서도 “북한은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관영 매체의 기사 하나하나를 검열하고 내보내는데 같은 날 게재된 기사의 통계가 다른 건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비상 사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 15일)을 기해 진행하는 대규모 축제인 ‘4월의 봄 친선 예술 축전’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