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원에게 지속적인 폭언·폭행을 하여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입주민에 대해 정확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27만명이 동의하는 등 해당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드세다.
앞서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자신을 해당 아파트 주민이라 밝히면서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4월 말부터 20일 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이 있었다"며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것처럼 자기일인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분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는) 이중주차로 인해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고 근무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하고 CCTV만 봐도 인성이 딱 보이는 그런 나쁜 사람 (이었다)"며 "그런 분에게 사죄하는 마음도 없이 언론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이다.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근무시간마다 때리고 욕하는 사람에게 (경비원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철저히 다 수사해서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드리고 싶다"며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또한 "경비 아저씨들이나 하청 용역분들을 보호해달라. 경비아저씨들도 한 가정의 사랑 받는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다. 입주민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은) 정말 좋은 분이셨다"며 "아저씨가 힘든 일 당한 것을 알고 입주민들이 산재도 알아봐 주시고, 이번 일이 벌어진 뒤 입주민들이 가해자를 꽃아내고 신고하려고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2시께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최씨가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자신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로 50대 입주민 A씨와 다툰 뒤, A씨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최씨는 숨지기 전인 지난달 말 상해와 폭행, 협박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청원은 13일 9시 40분 기준 27만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하며 청와대 답변 기준을 충족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이번 주에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A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 후 신병확보 필요성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