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최측근이자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쇄령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사퇴 요구도 수용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커밍스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한 행동은 합리적이고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다. 후회하지 않는다”며 “사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말 자신과 부인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자 런던의 자택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대신 런던에서 400km 떨어진 더럼의 부모님 댁으로 이동했다.
4월 12일에는 그와 가족이 인근 관광지인 바너드 캐슬에 모습을 드러냈고, 런던으로 돌아온 뒤 다시 더럼을 재차 방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커밍스 보좌관은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사퇴 요구를 받지도, 이를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커밍스 보좌관은 당시 아내는 물론 자신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네 살 자녀를 돌볼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더럼에 있는 부모님 농장으로 가 부모님 댁과 50m가량 떨어진 작은 집(cottage)에서 머물렀다고 말했다.
더럼으로 갈 때는 단 한 번도 정차하지 않았고, 런던으로 돌아올 때는 주유를 위해 한 번 멈춘 적이 있다고 했다. 부모님 농장에 머물 당시 산책을 갔지만 사유지 내였으며, 다른 사람들과 마주쳤을 때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더럼에서 지내는 기간 아들이 고열이 나 병원에 간 적이 있지만, 다행히 가족 전체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난 지 15일 뒤에 업무에 복귀했으며, 이후 4월 19일에 더럼을 재방문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커밍스 보좌관은 자신이 합리적으로, 법의 테두리 내에서 행동했다고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더럼으로 이동해 시간을 보낸 사실을 존슨 총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면서도, "총리 본인이 아팠다. 상황이 명확해지면 총리에게 얘기할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의 최측근 참모인 커밍스 보좌관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사실상 주도한 인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막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