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인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유족회)가 1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신기억연대의 전신) 해체와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유족회는 이날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알프스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은 생전에 정대협과 윤미향을 무서워했다"며 "(윤미향은)지금까지도 일본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안 했다. 눈물로 퉁치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회는 이어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의 전신)과 윤미향은 수십 년 동안 (정의연을)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피해자 중심의 단체가 아닌 권력 단체로 살찌우는 데 혈안이 됐다"며 "정대협과 윤미향은 할머니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도 다하지 않은 천인공노할 집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 단체에 지원금을 보내서는 안 되고 국민을 상대로 한 기부금 모금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순임(76) 유족회 회장은 "이용수 할머니가 한 말이 다 맞는다"며 "2009년 작고한 강순애 할머니가 생전에 '언니들(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묻혀 있는 국립 '망향의 동산'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정대협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유언과 달리 납골당에 안치됐다"고 주장했다.
또 "보상금을 받은 할머니들 이름을 '남산 기림터' 위안부 명단에서 떼는 천인공노할 비행을 저질렀다"며 "할머니 이름 새긴 비석 하나 세우는데 비용이 그리 아깝다는 말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양회장은 "이번에 드러난 윤 의원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양 회장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 유가족 2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나온 위안부 피해자 김양엽(작고) 할머니의 아들 김광영씨는 "아무 보상도 없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다"며 "지원금을 받아야 할 사람은 10원도 못 받고 있는데 윤미향은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렇게 모욕을 당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난다"고 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을 전후해 군인, 노무자, 여자근로정신대, 일본군 위안부 등으로 강제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이 1973년 만든 단체다. 정대협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해온 양대 단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