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 대구 등 경상도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써야하는 시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내일(5일)까지 낮 기온은 오늘보다 높아져 내륙지역은 30도 이상, 경상내륙은 33도 이상 오르면서 매우 덥겠다"며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농업과 축산업 등의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경상북도 경산시·청도군·고령군·성주군·칠곡군·김천시와 경상남도 창녕군, 대구광역시 등의 폭염주의보를 발효하겠다고 예보했다.
다만 전국적으로 구름은 많이 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해무가 낮은 구름대의 형태로 내륙으로 유입되면서,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다"면서 "중부지방에는 새벽부터 아침 9시 사이 이슬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전했다.
이날 발령된 폭염특보는 지난달부터 기온과 습도를 고려하는 체감온도 기준으로 폭염특보가 시범 운영된 이후 발령되는 첫 특보다.
바뀐 기준에 따라 기상청은 하루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하루 최고 체감 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를 내린다.
아직 6월 초이지만 전국 곳곳은 이미 한여름 같은 날씨를 보였다.
이날 대구와 포항의 최고기온은 31.1도까지 치솟았고 서울 28.4도, 춘천 29.2도, 구미는 29.7도, 울산 28.6도 등을 기록했다.
4일은 청도와 경산이 35도, 대구·칠곡·고령·성주·김천·창녕은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시민들의 답답함도 날로 가중되고 있다. 이미 도시 곳곳에서는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속속 보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 학교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급격히 더워진 날씨로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해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자 내원현황을 신고받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이날까지 온열질환자 13명(사망자 0명)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온열질환자 10명 중 8명이 실외에서 발생한다"며 "논·밭이나 실내·외 작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폭염 시 물, 그늘, 휴식의 건강수칙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