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파월 전 장관은 지난 2001년 1월~2005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1995년부터 공화당 당적이었다.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선 합참의장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선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파월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 인터뷰에서 "내가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면서 "나는 사회적, 정치적 현안에 있어 조 바이든과 매우 가깝다. 나는 그와 35∼40년간 협력해왔다. 그는 지금 (민주당) 후보이며 나는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취임식 참석자 규모에 대한 것으로부터 시작해 내내 거짓말로 일관해왔다"면서 "우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 강경 대응에 "우리에겐 헌법이 있고, 우리는 헌법을 따라야 한다"라며 "그리고 대통령은 헌법으로부터 도망쳤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군대 투입에 공개 반대한 군 관계자들을 거론, "장성, 제독, 그리고 그 외 인사들이 행한 일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특히 공개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그에게 동의한다. 그(트럼프)가 우리를 분열시키기 위해 한 일을 봐라"며 "진실한 발언을 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그들이 자랑스럽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이에 무반응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도저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전 장관은 2016년 대선 때도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공개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파월 전 장관의 인터뷰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 트윗을 개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처참한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인 데 대해 매우 책임이 있는 진짜 먹통인 콜린 파월이 또 다른 먹통인 졸린 조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방금 발표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파월은 이라크가 대량살상 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치렀다"고 역공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 사태 대응과 관련해 전직 군 당국자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고있는 그에게 과거 공화당 정부에서 흑인 최초 합참의장, 국무장관을 지낸 파월 전 장관의 라이벌에 대한 지지선언은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기감을 느꼈는지 또 다른 트윗을 통해 "누군가가 대단히 과대평가된 콜린 파월에게 제발 말해줘라"며 300명의 연방 판사 임명 기록과 군 재건, 사상 최대 감세 및 규제 혁파, 건강보험 문제 등 자신의 치적을 나열했다.
한편, 바이든 전 부통령은 파월 전 장관 발언이 담긴 뉴스를 리트윗한 뒤 "이건 정치에 관한 게 아니다. 이는 우리 국가의 미래에 관한 일"이라며 "파월 전 장관, 당신의 지지에 감사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