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으로 인한 징계를 끝내고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에 복귀한 오승환(38)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팀이 3-4로 지고 있던 8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투구 수 10개에 최고 구속은 148km를 기록했으며, 안타와 볼넷 하나씩 내줬다.
오승환이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한 것은 2013년 10월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후 무려 2442일, 7년 만이다.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오승환은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 해외 무대에서 6년간 뛰었다.
그리고 2016년 KBO가 내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모두 마친 뒤 KBO리그 1군 무대로 돌아왔다. 2016년 개장한 삼성라이온즈파크 등판은 처음이다.
오승환이 고대했을 이날 복귀전은 출발이 좋지 않았다. 선두 타자 박준태에 초구 146km 직구를 던졌지만 2루타를 허용했고, 다음 타자 김주형에 희생번트를 내주며 1사 3루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고 김규민을 1루 땅볼로 처리하며 2아웃을 만들었고 서건창에 볼넷을 내줬지만 강타자 김하성을 파울 지역에서 잡아내며 복귀전을 마쳤다.
경기 후 오승환은 "등장곡(Lazenca, Save Us)을 들으며 마운드에 올라가니, 옛 생각이 났다"며 "그래도 1점 차로 뒤진 상황이어서 투구할 때는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2루타를 맞고도 운 좋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고 안도했다.
오승환의 복귀는 삼성의 불펜은 한층 든든해졌다. 경기 후반을 확실하게 책임 질 수 있는 투수가 생기며 후반 지키는 힘이 강해졌다. 오승환은 향후 한두 차례 더 중간 계투로 등판한 뒤 마무리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