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날(16일) 판문점 선언의 대표적인 성과이자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꼽히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소 건물을 폭파한 지 하루 만인 오늘(17일) 철수했던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와 금강산 관광지구 및 개성공단에 군부대 병력을 전개하고 남북 접경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사실상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와 나아가 남북교류의 단절을 의미한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대변인 발표를 통해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라며 “17일 현재 구체적인 군사행동계획들이 검토되고 있는 데 맞게 다음과 같이 보다 명백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먼저 “우리 공화국주권이 행사되는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며 개성 지역에 전방 주력 부대 재배치를 시사했다.
이어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들을 다시 진출 전개해 전선경계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남해상전선을 비롯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를 증강하고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급수를 1호 전투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들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 전선에서 대남삐라살포에 유리한 지역(구역)들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들의 대남삐라살포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하며 빈틈없는 안전대책을 세울 것"이라 했다.
북한군은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와 같은 대적군사행동계획들을 보다 세부화하여 빠른 시일내에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 덧붙였다.
총참모부는 그러면서 “같은 대적군사행동계획들을 보다 세부화해 빠른 시일 내에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향후 절차를 소개했다.
북한 대남기구 통일전선부를 통해 전날 우리 정부의 유감표명에 불만을 드러내며 앞으로 남북교류가 없을 것이란 입장도 내놨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언급하며 "지금까지 북남(남북)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 밝혔다.
장 부장은 청와대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측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게 "책임전가"라 비난하며 "우리는 지켜볼수록 혐오스럽고 께끈한(더러운) 남측 당국과 더는 마주 앉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또 "집권기간 치적쌓기에 몰두해온 남조선당국자에게나 이해관계가 있는 문제이지 우리는 지금까지 무슨 득을 보려고 남측을 상대한것이 아니"라며 "따라서 앞으로 남조선 당국과의 무슨 교류나 협력이란 있을 수 없다. 주고받을 말자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대북전단에 대한 남측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완전 철거, 연락사무소 폐쇄,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을 거론하면서 대남 압박 행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9일에는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힌 후 남북간 연락채널을 단절했고 15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폭파했다.
북한이 금강산, 개성공단에 군부대를 전개하겠다는 것으로 봤을 때, 김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언급한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도 결국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