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회계 부정과 정부 보조금 및 후원금 횡령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이 16일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아들인 목사 황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번 소환조사는 최근 길 할머니 가족 측이 제기한 "할머니 통장에서 거액이 빠져나갔다"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길 할머니 손녀는 지난 7일 한 인터넷 기사에 남긴 댓글을 통해 "(마포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이 저희 할머니 은행계좌를 갖고 장난친 걸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 하시면서 일이 터지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정말 많이도 빼돌렸다는걸 이제서야 저희 가족이 알게 돼서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내역을 보내달라 했더니 이렇게..."라고 주장했다.
이후 황씨의 아내 조모씨는 최근 "길 할머니 명의 통장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길 할머니는 13~14년 전부터 정의연이 운영하는 서대문·마포 평화의 우리집에서 생활해왔다. 황씨 부부는 길 할머니 통장에서 빠져나간 돈의 사용처를 알려달라고 마포 쉼터 소장 손 씨에게 요청했으나, 손 씨가 지난 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 할머니 통장에서 외부로 돈이 빠져나간 시기는 할머니가 치매를 앓고 있던 시기와 상당 기간 겹쳤다. 길 할머니는 2016년쯤부터 치매 증상을 앓고 있었다. 이때 길 할머니 통장에서 빠져나간 돈의 송금처 중에는 미디어몽구, 통일뉴스 등 정의연과 관련 있는 매체도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황 목사 부부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손 소장과 정의연이 피해자에게 지급된 지원금을 유용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은 길 할머니 가족 측 주장에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