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나는 마스크에 대찬성”이라며 공개석상에서 쓰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대통령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태도를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폭스 비즈니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다. 문제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내가 마스크 쓴 걸 본 적 있다. 사람들과 10 피트(약 3m) 떨어질 수 없는 곳에 있을 때는 쓴다. 하지만 보통은 그런 때가 없고 모두가 검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마스크는 좋은 거라고 본다. 대찬성”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공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등 얼굴가리개 착용을 권고했을 때에도 “나는 쓸 거 같지 않다”고 말한 뒤 공개석상에서 마스크 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5월 포드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 한 귀퉁이에서 착용한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들었다.
이같은 그의 행동에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은 일부 정치화하기도 해, ‘트럼프 반대자는 마스크를 쓰고, 지지자는 쓰지 않는다’는 인식마저 퍼져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며,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여전히 코로나19가 사라질 거라고 믿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언젠가는”이라며 “백신도 곧 나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