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일본 남부 규슈(九州)와 츄고쿠(中国), 시코쿠(四国) 지역을 강타하며, 일본 정부가 주민 880만여명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 및 권고를 내렸다. 태풍으로 인한 대피령으로는 전례없는 규모다.
7일 NHK,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일본 기상청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순간 풍속 59.4m를 기록했다. 풍속이 40m 이상이면 주행하던 트럭이 넘어지고, 60m 이상이면 가옥을 무너뜨릴 수 있다.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하이선이 일본 남부지역에 내려앉자 수십명의 부상 피해와 수십만 가구 정전이 발생했다.
가고시마(鹿児島)에서 70대 남성이 대피소에서 넘어져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규슈 일대에서 최소 39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야자키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현재 4명이 행방불명 상태다.
정전 사태도 잇따랐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7일 오전 6시 기준 규슈 전체에서 총 47만 591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인근 야마구치(山口)현 등에서도 4만 9230가구가 정전됐다.
이같이 피해가 확대되자 일본 지방정부는 하이선의 영향권에 있는 규슈, 시코쿠, 주고쿠 등 일본 열도 남서부 지방에서 각 총 410만여 가구, 880만명에게 피난을 지시하거나 권고한 상태다.
규슈 최대 도시인 후쿠오카시도 침수 우려가 있는 지역에 사는 77만 3914 명에게 피난 권고를 내렸다. 시 관계자는 "대피령으로서는 기억에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