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샐리'가 시간당 1m의 폭우를 뿌려대며 가옥이 침수되고 수백명이 가조되는 등 아수라장을 낳았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2등급 허리케인 샐리는 이날 오전 4시 45분께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 인근에 상륙했다. 시속 165km의 강풍을 동반한 샐리는 플로리다주 펜서콜라부터 앨라배마주 도핀섬까지 멕시코만 연안에 폭우,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펜서콜라의 해군 항공기지에서는 61㎝의 강수량이 기록됐고, 다운타운에서는 강수량이 1m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에서는 오전까지 50만 가구 이상의 집과 사업장에 전기가 나가고 수백명이 구조됐다. 펜서콜라 해변에서는 변압기가 폭발하고, 배가 육지에 처박히기도 했다.
바지선에 있던 건설 크레인이 뜯겨 나가면서 펜서콜라 만의 다리를 강타, 일부 구간이 붕괴했다는 사진도 인터넷 상에 퍼지고 있다. 앨라배마 걸프주립공원의 한 부두도 파괴됐다.
펜서콜라가 속한 에스캄비아 카운티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침수 지역에서 최소 377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카운티 내에서 사흘간 통행 금지를 발표하면서 200명의 주 방위군이 지원을 위해 17일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앨라배마주 오렌지 비치에서는 강풍으로 빌딩 한쪽 벽이 날아가면서 최소 5개 층의 내부가 노출되기까지 했다. 토니 캐논 시장은 최소 50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샐리는 시속 7㎞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당국은 허리케인이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강한 비를 뿌리고 일부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일부 지역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오후에 접어들어 샐리는 시속 110㎞의 강풍을 동반한 열대성 폭풍우로 다소 약화했지만, 17일에도 앨라배마와 조지아 내륙에 폭우가 예상된다고 AP는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911 긴급전화를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할 때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