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베트남서 검거...어떤 혐의 적용받나
  • 조기환
  • 등록 2020-09-24 10:52:12

기사수정


▲ [이미지출처 = 디지털교도소 캡처]


성범죄자 등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된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30대 남성 A씨가 베트남에서 검거됐다. 경찰이 A씨에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등을 적용할 전망이다.


24일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사실 및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과 아청법 위반"이라며 "아청법 위반은 성범죄자 알림e의 정보를 외부에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범죄자 알림e'는 여성가족부에서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신상정보 열람 사이트다. 하지만 범죄자의 신상 정보는 해당 사이트에서만 열람이 가능하고, 이를 외부로 가져와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다.


A씨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며 성범죄·살인·아동학대 등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신상정보를 무단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의자의 사진 등 신상정보를 SNS 검색이나 제보, 성범죄자 알림e 등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과거 사이트 운영 당시 절대 붙잡히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동유럽권 국가 벙커에 설치된 방탄 서버에서 강력히 암호화되어 운영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죄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디지털교도소를 소개했다.


경찰은 A씨가 디지털교도소를 이용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이 있는지 여부도 집중해 조사 할 예정이다. A씨는 사이트 운영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수익금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사이트 운영을 위한 후원금이 범죄수익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 A씨는 한 언론과의 텔레그램 인터뷰에서 "사촌동생이 n번방과 유사한 디지털성범죄의 피해를 받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복수심에 시작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 부분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앞서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에는 100여 명의 범죄자 혹은 범죄 연루 의혹을 받는 사람들의 신상이 공개돼 있었다. A씨는 성범죄자에 대한 사법부의 솜방망이 제재를 불신하며, 성범죄자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해당 사이트를 개설·운영했다.


하지만 성범죄자로 신상이 공개된 고려대 재학생 김모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적 제재'의 위험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어 'n번방 영상 구매자'로 지목됐던 한 대학 교수가 수사 결과 무혐의를 확인받자,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신상이 공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A씨는 사이트를 폐쇄한 뒤 잠적했지만, 2기 운영자가 "디지털교도소가 이대로 사라지기엔 아깝다"며 사이트를 물려받아 운영을 재개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력자가 있는지 등은 강제 송환 후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2기 운영진이라는 것도 얼마든지 A씨가 지어낼 수 있기 때문에 실존하는건지, 허위로 가공의 인물을 내세운건지 여부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2일 오후 6시쯤(현지시간)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A씨가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했고, 최근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이후 베트남 공안 코리안데스크에 의해 붙잡혔다.


경찰은 베트남과 일정을 조율해 조속히 A씨를 국내로 송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중단됐던 한국과 베트남 간 항공편 운항은 오는 25일부터 일부 재개될 예정이어서 조만간 송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2.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3.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석 맞이 첫 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북구 양정동 오치골에서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의 장이 열린다.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6일(월), 북구 양정 생활체육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 상설 무대에서 **‘제1회 오치골 한가위 노래 자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지역 대표 캐릭터 ‘까미·.
  4. 신간 <죽음의 쓸모> 박미라 시인이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96번으로 나왔다.  박미라 시인의 시(의 특징)를 한마디로 축약하기는 어렵지만 거칠게 축약하자면 “정밀한 묘사에서 힘을 얻는 서사, 깊은 사유를 품은 어둑한 서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이번 신작 시집 『죽음의 쓸모』의 등뼈를 이룬다. 노련한 ...
  5.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불꽃’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후원으로 마련한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 ‘불꽃’을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문화공장 방어진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조선산업 역사를 개척해 온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 치열한 삶과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산업역군으로 시대를 개척한 구민들...
  6. SSG의 에레디아, 최정, 한유섬, 류효승, 네 타자 연속 홈런포 홈런 군단 SSG의 강타선이 또 한 번 프로야구사에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서막은 에레디아가 열었습니다.4회 첫 타자로 나와 NC 로건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습니다.다음 타자인 최정은 더 큰 아치를 그렸습니다.이번에도 타구가 왼쪽 방향으로 날아갔는데 관중석을 넘어가 장외 홈런이 됐습니다.이어 좌타자...
  7. 형용사의 쓸모 인생을 흰 도화지에 비유하곤 한다. 무엇을 그리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 하지만 아름다운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만큼이나 ‘어떻게’ 그리는지가 중요하다. 밑그림이 조금 부족해도 다채로운 색깔을 조화롭게 사용할 때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인생에 무엇을 그릴지를 고민하는 것이 ‘명사’형 인생이라면 어떻게 그릴지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