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부통령 후보로 자신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목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캠프 부본부장을 지낸 릭 게이츠가 다음달 13일 출간할 책인 ‘사악한 게임(Wicked Game)’의 내용을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캠페인 진영이 2016년 6월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명해야 할지 논의했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담겼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방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방카가 내 러닝메이트로 어떤가?(I think it should be Ivanka. What about Ivanka as my VP?)”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방카는 영리하고 똑똑하고 아름답다. 사람들은 그녀를 매우 좋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미국의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가 지명하며 러닝메이트로 함께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동시 선출된다.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사직했을 경우, 탄핵에 의해 면직된 경우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승계한다.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방카를 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다른 대안을 생각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고 결국 선거팀은 두 차례 여론조사를 해야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부통령 후보로 삼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는 뜻을 전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당시 인디애나 주지사가 한 조찬 모임에서 2016년 대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공격적이고 긴 독백을 한 것을 본 뒤 그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이 에피소드는 누군가에게는 트럼프 대통령의 혐오스러운 정실 인사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자신의 지지자들에 대한 헌신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해당 보도에 대한 백악관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한편, 저자인 게이츠는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위증 혐의로 징역 45일에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