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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의 아들로 살아가는 고통을 그린 장편소설 ‘흰 까마귀 창공을 날다’ 출간
  • 김태구
  • 등록 2020-10-16 12: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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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제공 = 북랩]


급격한 산업화로 마을 인심이 날로 각박해지는 가운데 무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 의해 소외된 청년의 이중고와 희망 찾기를 사실적으로 그린 장편소설이 출간됐다.


북랩은 산업화의 물결이 밀어닥친 197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무당의 아들 ‘재복’이 온갖 멸시와 따돌림 속에서 세파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조영건의 장편소설 ‘흰 까마귀 창공을 날다’를 펴냈다.


공업화와 산업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1960년대와 1970년대, 인적 자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그 과정에서 특히 전통적인 농촌 사회는 극심한 갈등과 고통을 겪는다. 이 소설은 그런 과도기적 사회 분위기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는 인물의 삶을 절묘하게 겹침으로써 이야기를 풀어 간다. 저자 조영건 씨는 “어제 없는 오늘이 없듯이 잠시 멈춰서 뒤돌아보는 것도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소설의 의의를 밝혔다.


이 책은 크게 주인공 재복의 성장과 농촌 사회 개발이라는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무당의 아들로 태어난 재복은 어려서부터 마을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당한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물론 무당인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장성해서 조용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중 마을의 상징인 ‘삼성산’에 채석장과 석물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 분열이 생기고 정겨웠던 공동체는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다. 두 이야기는 공동체의 일원이지만 이방인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던 재복의 두 가지 정체성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 책은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농촌 사회에 대한 향수와 인간 공동체의 잔악함을 동시에 드러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농사와 제사 풍습을 체험에 기반해 실감 나게 그려 낸다. 가뭄과 홍수로 씨름하는 농부들, 전쟁처럼 치열한 논 물대기, 마을에서 직접 준비하는 전통 장례 모습은 과거 마을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한다. 그런가 하면 아무 잘못도 없는 재복을 못살게 구는 것도 마을 사람들이다. 이들의 이기적이고 악랄한 모습은 우리 사회 공동체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그런 한편, 냉정한 현실에도 재복을 따뜻하게 감싸 주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적 가치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저자 조영건 씨는 1970년대에 공직에 입문해 정보통신, 농업 관련 직위를 두루 역임했다. 틈틈이 인문학을 공부하며 한국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소설을 쓰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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