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의 인종차별 논란이 또 불거졌다. 과속 운전으로 차량을 세우고는 운전자인 백인 여성 대신 조수석에 앉아있던 흑인 남성을 체포한 것이다.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 15분쯤, 메릴랜드주 앤아룬델 카운티 도로에서 경찰이 차 한 대를 멈춰 세웠다. 시속 30마일 구간에서 45마일로 과속한 운전자를 단속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운전석에는 백인 여성 헤더 제니가, 조수석에는 흑인 남성 안토니 웨딩턴이 앉아 있었고 뒷좌석에는 두 사람의 아기가 타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백인 여성 제니가 아닌 흑인 남성 웨딩턴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경찰의 검문에 당황한 웨딩턴이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 신분증을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지만 경찰은 물러서지 않았다. 경찰은 “속도위반 운전자 단속 상황에서 동승자 신분을 확인하는 것이 합법적이냐”고 항의하는 남성을 끈질기게 압박했다.
양측의 승강이는 경찰의 강제 체포로 일단락됐다. 경찰은 “스스로 내리고 싶다”고 버티는 남성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억지로 차에서 끌어냈고,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이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제니는 SNS를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제니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남자친구의 신분을 확인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운전은 내가 했는데”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하지만 경찰은 체포된 흑인 남성이 과거 법정 출석을 거부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가석방심의위원회 소환 결정에 따라 수배 중이었다며, 체포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차를 멈춰 세울 때부터 이미 그의 얼굴을 알아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