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의 과거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가 `PD수첩`을 통해 자신들의 폭로에 거짓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밤 방송한 MBC `PD수첩`은 기성용을 비롯해 야구선수 이영하·김재현 등의 스포츠계의 학교 폭력(학폭) 실태와 이를 둘러싼 논란을 파헤쳤다.
이 가운데 기성용과 그의 동료 B씨에게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는 C씨와 D씨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C씨와 D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이들이 피해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며 과거 기성용이 이들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더라"면서 "그때의 느낌까지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했다. 두 가해자가 강한 선수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런 행동을 말리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PD수첩`과의 인터뷰에 직접 응한 C씨와 D씨는 기성용과 B씨의 가해가 합숙소에서 주로 이루어졌으며, 6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C씨와 D씨는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을 인정하면서 "어른이 되고 나니까 2004년 우리가 가해했던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알겠더라. 이재영-이다영 사건을 지켜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 우리도 가해자였지만 우리도 피해를 받았던 부분에 대해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반면 기성용 측은 이들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며 "피해를 입으셨으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우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빨리 (증거를)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PD수첩` 제작진은 방송 말미 "기성용 등이 이들에게 성폭행한 사실을 목격한 증언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목격자들이 법정에서 증언하기를 원해 방송에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방송이 나가고 C씨와 D씨가 오히려 가해자였다고 주장한 E씨가 다시 한번 재반박에 나서 논란이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기성용의 후배라고 자신을 밝힌 E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저들은 13명을 집합시켜 한 명을 붙잡게 하고 강제로 자위행위를 시켰으며, 대회에 나가면 모텔에서 야한 영상을 틀어놓고 2명에게 누가 먼저 자위하나 경쟁시켰다. 또한 (기성용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구강성교도) 이들이 강제로 시키며 웃었다”고 폭로했다.
E는 “지금까지 나는 사과 한 번 못 받았다. 당한 게 너무나도 많다. 쓰레기들이 TV에 나와서 저러고 있으니 죽여버리고 싶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