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며 공항에서 체포되 현재 교도소에 갇혀있는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자신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호소했다.
24일(현지 시각) 가디언은 러시아 야당 지도부인 레오니드 볼코프를 인용해 “나발니는 현재 한쪽 다리에는 감각이 없고 허리에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걷거나 일어설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한 나발니는 현재 변호사와의 만남이 전면 차단된 상태라고 폭로했다.
나발니의 변호사는 "나발니는 최근 심한 요통을 호소했고 다리 마비 증세까지 왔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는 적절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발니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왜 변호사들을 막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나발니가 수감돼있는 IK-2 교도소는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나발니도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현재 모스크바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강제 수용소에 있다며 자신이 수감 중인 교도소를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강제수용소’에 빗댄 바 있다.
나발니는 반(反)푸틴 집회를 여러 차례 주도하는 등 정부 비판 운동을 해왔다. 그는 작년 8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인 뒤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가 독일에서 치료받고 목숨을 건졌다.
나발니는 올해 1월 모스크바에 돌아갔다가 공항에서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게 수뢰 혐의를 씌워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과거 사건을 끄집어내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교도소에 수감했다.
미국과 EU(유럽 연합) 등 서방 국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야권 지도자 나발니를 독살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규정하고 푸틴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에게 대대적인 제재를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