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계 혐오범죄가 급증한 미국에서 이번에는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남성이 흑인 남성에서 폭행당했다. 같은 지하철에 있던 사람들은 이 아시아계 남성이 기절할때까지 아무도 말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흑인 남성이 아시아인 남성을 구타하는 모습을 담은 57초 가량의 영상이 최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영상 속 흑인 남성은 지하철 끝에서 아시아인 남성을 얼굴과 머리에 무차별적 폭행을 가한다. 이 흑인은 저항하는 상대방의 목을 조르고 바닥에 내팽겨 쳤다. 이후 아시아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흑인 남성은 유유히 지하철을 떠났다.
폭행 과정에서 지하철 내 상당수의 목격자들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했던 사람은 없었다. '그만두라'고 멀리서 소리칠 뿐이었다. 영상을 보면 중간중간 의미를 알 수 없는 환호성이 들리기도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NYPD는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판단, 증오범죄 태스크 포스(TF)를 꾸려 즉각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폭행이 왜 발생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미국에선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작년 3월 이후 아시아인을 노린 범죄가 3800건에 이른다. 전체 증오 범죄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유독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만 149% 폭증했다.
지난 24일 맨하탄에선 길거리에서 38세 아시아계 남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했고, 21일 뉴욕에선 20대 남성이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규탄 시위를 하던 30대 아시아계 여성을 폭행했다. 애틀랜타에서는 지난 16일 총격으로 한인 4명 등 총 6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가 지속 발생하자 곳곳에선 반(反)아시아계 증오·범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행진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