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배구여제’ 김연경(33·흥국생명)이 다사다난했던 2020-21 시즌을 마치며 소회를 전했다. 올해로 계약이 끝난 김연경은 향후 거취에 대해 천천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전(5판3선승제) 3차전 GS칼텍스와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2-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패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도 붕대 투혼을 펼친 김연경은 팀 내 최다인 27득점에 52.17%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인터뷰서 “1~2차전을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내줬기 때문에 질 때 지더라도 물고 늘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생각한다”며 “경기는 져서 아쉽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시즌을 돌아 본 김연경은 “힘든 순간들도 많이 있고 했는데 선수들과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 어렵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겨냈고, 플레이오프를 잘 마치고 이 자리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내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배구선수다. 전 세계 최상위권 선수로써 2020년 도쿄올림픽만을 보고 연봉을 대폭 깍아가며 국내로 복귀했을 때는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만큼 큰 기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큰 기대만큼 성적이 부진할 때 모든 비난을 받아야 했고, 팀 주장으로써 팀원들을 다독이기도 해야했다. 무엇보다 이재영 선수와의 불화설이 퍼지며 반갑지 않은 관심마저 받았다. 이후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 폭력 폭로가 터지며 빠지면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힘든 시즌을 보내야 했다.
그래서 '한국에 온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려운 질문이긴 한데, 괜히 왔다보다는 '빨리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솔직히 이야기 했다.
한편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김연경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지금 전혀 팀에 대한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며 "올해는 천천히 정하고 싶다. 시즌 중간에 (러브콜이)많이 왔는데 기다리고 있었다. 끝나고 여유 있게 준비하겠다. 폭넓게 생각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1년 연기돼 올해 개최되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걸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그는 "바로 대표팀이 4월말 소집이 있다고 들었다"며 "많이 쉬지 못하겠지만 1~2주 정도는 편안하게 쉬고 싶다. 또 쉬면서 몸 만들어서 대표팀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올림픽을 준비해야 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팬들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많은 분들이 항상 잘할 때나 못 할 때 내 편에 있어서 응원해줬다"면서 "모든 분들이 큰 힘이 됐다. 오늘도 감동적이었다.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힘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