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3년 연속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을 호투로 열었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숙명의 라이벌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을 4피안타 1피홈런 2실점(2자책점) 5탈삼진 1볼넷을 기록한 뒤 2-2 동점인 6회말 1사 후 교체됐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양키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큰 위기 없이 호투를 이어갔다. 최고 구속은 91.7마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빠르지 않은 볼이었지만, 정교한 재구력으로 상대 허를 찌르는 경기 운영이 빛났다.
투구 수는 92개였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날 포심패스트볼 25개(27%), 체인지업 33개(36%), 커터 26개(28%), 커브 7개(8%), 슬라이더 1개(1%)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다.
그러나 단 한개의 실투가 홈런으로 이어지며 무실점 경기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류현진은 2회말 두번째 타자로 타석에 선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줘 첫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지오 어셀라는 삼진으로 잡는 등 득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개리 산체스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로써 한 번에 2점을 헌납한 류현진은 정신을 다잡고 끝까지 이닝을 이어갔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투구수가 90개로 제한된 류현진은 2-2 동점 상황인 6회에 타일러 챗우드와 교체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양키스의 개릿 콜(31)도 5⅓이닝 동안 피홈런 1개 포함, 5피안타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두 투수 모두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지만 승패와는 상관이 없었다.
9회말까지 우열을 가리지 못한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토론토는 연장 10회초 무사 2루에서 터진 랜덜 그리칙의 오른쪽 외야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10회말에 등판한 우완 불펜 줄리언 메리웨더가 힉스와 스탠턴, 토레스를 모두 삼진 처리해 토론토는 개막전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이날 2020년 토론토 이적 후 처음으로 관중 앞에서 투구했다.
양키스는 홈구장 최대 수용 인원 20%의 관중 입장을 허용했고, 1만85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