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의 절반 가까운 수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국 유권자 1074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약 60% 가량이 스가 총리의 연임을 바라지 않았다. 47%는 올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12%는 지금 당장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반면 ‘가능한 한 오래 재임했으면 한다’는 답변은 14%, ‘1~2년 정도 더 했으면 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선 국회가 행정 수반인 총리(내각총리대신)를 뽑기 때문에 다수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구조다. 스가 총리는 지병 악화로 작년 9월 임기를 1년 남겨놓고 물러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뒤를 이어 당 총재로 선출된 후 총리가 됐다. 그의 임기는 아베의 잔여 임기인 올 9월 30일까지다.
이 때문에 스가 총리가 총리 연임을 위해서는 자민당 총재 임기를 늘려야 한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급속도로 확산한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5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다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늦어진 일본 백신 접종 상황에 대해서도 70%가 불만스럽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스가 총리의 아들이 근무하던 위성방송업체의 공무원 접대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잇따르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스가 총리의 총재 임기 6개월가량을 남겨 놓고 자민당 내에선 올 10월 21일 임기가 만료되는 중의원 선거를 새 총재 체제로 치러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내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스가의 당 총재 연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히고 나서는 등 차기 총재 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스가를 위협할 대체 인물이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실정이 이어질 경우 ‘스가 카드’ 버리기 쪽으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7%,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40%를 기록해 한 달 전(지지 48%, 지지 않는다 42%)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스가 내각 지지율은 작년 9월 출범 초기에 요미우리신문 조사 기준으로 74%까지 오른 뒤 올 1월에는 39%까지 급락했었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이 39%로 가장 높았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5%에 그쳤다.
다만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부동층 비율은 43%에 달했다. 이에 올해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다수당 지위는 유지되겠지만 부동층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중의원 선거 시기에 대해선 ‘해산 없이 임기 만료에 맞춰 치러야 한다’며 스가 총리가 국회 해산권을 행사하지 말기를 바라는 응답자가 64%로 가장 많았다.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놓고는 59%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다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뒤처진 일본의 백신 접종 상황에는 70%가 불만스럽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