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올해 동맹국간 이간질책과 핵·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의 미 정보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14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8개 정보당국의 분석과 견해를 종합한 27쪽 분량의 '미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전격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4개국을 위협국으로 지목됐다.
ODNI의 보고서는 북한 관련 별도의 항목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역내(동북아시아) 안보환경을 재구성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을 이간질시키기 위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를 포함해 다수의 공격적이고 잠재적으로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고서는 북한의 이간질 시도와 관련해 추가 설명은 담지 않았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고강도 도발을 자제하고 있지만, 핵실험·ICBM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9년 12월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유예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김정은은 현재까지 장거리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향후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어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김정은은 북한의 조건대로 미국이 협상에 나서도록 만들기 위해 올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재개를 검토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은 여전히 강력하게 핵무기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은 탄도미사일 연구·개발에 적극적이며 생화학무기를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핵보유국 인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김정은은 핵무기를 외국의 개입에 대한 궁극적인 억지 수단으로 보고있고, 시간이 지나면 핵보유국으로서의 국제적 용인과 존중을 얻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현재의 압박 수준이 북한의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할 만큼 충분하다고 보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정은은 핵보유국 인정과 안보, 명망이라는 목적 달성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북한은 재래식 군사력 현대화 시도,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 제재 회피, 사이버 능력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재래식 군사력 증강을 통해 미국·한국·일본에 위협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재래식 군사력 증강은 김정은에게 정치적 목표를 추구하고, 북한이 공격받을 경우 (반격을 통해) 거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게 만드는 등 다양한 수단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북한이 올해 1월과 지난해 10월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증가하고 다양해진 전략 탄도미사일 능력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의 사이버 능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아마도 일부 필수적인 인프라 네트워크에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보당국은 "김정은은 지난 2019년 12월 핵무기와 ICBM 실험 유예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지금까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향후 미국과 비핵화 대화의 문을 열어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 등 양국 싱크탱크는 북한이 오는 2027년까지 최대 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