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관계자에게 백신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는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관계자를 위한 백신을 기부하는 내용의 양해 각서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선수단에 대한 백식 물량 배송을 5월 말부터 시작해 오는 7월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까지 모든 선수가 2회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화이자 측은 이번에 기부하는 백신은 앞서 여러 나라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백신 물량과는 별개로 올림픽을 위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각국 백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올림픽·패럴림픽의 귀환은 극심한 고립과 황폐 속에 서 보낸 한 해를 뒤로하고, 국제사회의 단합과 평화의 기념비적 순간을 보여줄 것"이라며 "올림픽 선수단의 백신을 공급하게 돼 자랑스럽다"라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화이자의 백신 기부는 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연대를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선수단의 백신 접종을 최종 결정하는 것은 각국 정부의 소관이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개인의 안전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능한 백신 접종을 부탁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일본은 지난달 25일부터 올림픽 개최지 도쿄를 비롯해 4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를 발령한 상태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 해외 관중을 받지 않기로 했으며, 내국인 관중의 상한선도 여전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개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백신 기부가 여론의 부정적인 흐름을 바꿔주기를 바라고 있다.
일본 정부의 마루카와 다마요 올림픽담당상은 기자회견에서 "화이자의 백신 기부로 세계 각국에서 오는 선수단과 관계자가 백신을 접종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세계적인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해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