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고(故) 손정민씨를 추모하고 사인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려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2시 시민들은 손 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故) 손정민군을 위한 평화집회'를 열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집회에 참여한 시민 200여명은 '정민이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신속·공정·정확 수사 촉구'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CCTV 공개하라", "조작하지 말아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 초반에는 5인 이상 모임 금지로 시민들이 서로 간 거리를 두고 집회를 진행했지만, 참여 인원이 늘어나면서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원 내 스피커에서는 '한강공원 내에서도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돼있다'는 안내방송을 거듭 내보내고, 현장을 관리하는 경찰과 공원 관계자들이 거리를 유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시민 일부가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집회를 벌이던 시민들은 공원을 벗어나 인도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가 사전 신고 없이 진행된 '미신고 불법 행진'이라며 막아섰지만, 시민들은 몸싸움 끝에 경찰 저지선을 뚫고 행진을 이어갔다.
행진하던 시민들은 손씨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서울 서초경찰서 앞 인도 앞에서 멈춰 진실 규명을 요청하는 구호를 제창했다.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이던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새벽 2시께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탑승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그는 닷새 뒤인 30일 실종 현장에서 멀지 않은 한강 수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손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경찰은 손씨 실종 당일 손씨가 친구와 함께 있던 게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오전 3시38분 이후의 행적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3일 "손씨의 사인이 익사로 판단된다"는 국립수사과학연구원의 부검결과를 전달 받고 손씨의 마지막 동선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