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반체제 언론인을 체포하겠다는 이유로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로 착륙시킨 벨라루스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대면 회담에서 벨라루스에 대해 EU 27개국 영공 및 공항 사용 금지 제재를 내리는 데 동의했다. 또한 알렉산드르 미흐네비치 EU 주재 벨라루스 대사를 초치했다.
앞서 지난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FR4978편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강제 착륙했다.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하라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에어에 따르면 사건 당시 벨라루스 관제소는 여객기 기장 등에게 "폭발물 위협이 있다"며 착륙을 요구했다. 벨라루스 정권은 이를 위해 MiG-29 전투기까지 동원했다.
프라타세비치는 강제 착륙 후 함께 있던 여자친구와 함께 군에 연행됐다. 프라타세비치는 반정부 시위 조직 텔레그램 채널인 '넥스타'(Nexta) 전 편집장이다.
이와 관련해 EU 정상들은 이번 사건을 여객기 납치 사건으로 규정하고, 체포된 언론인 라만 프라타세비치와 함께 붙잡힌 여자친구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도 각각 벨라루스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규탄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벨라루스의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규탄하면서 이 사건이 부끄러우면서도 명백하게 국제법을 위반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라이언에어 소속 여객기를 강제착륙시킨 데 대한 벨라루스 정부의 설명은 터무니없고 신뢰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여객기내와 착륙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외무부도 프라타세비치를 납치한 것은 국제 항공운항규정을 심각히 위배한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면서 벨라루스는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