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방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공조를 확인한 것에 견제하듯 중국 외교부장이 주중 북한대사를 만나 혈맹을 과시했다.
27일 봉황 위성TV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다. 지난 2월 주중 북한 대사로 임명된 리 대사가 왕 부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부장과 리 대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웃으며 팔짱을 끼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왕 부장은 “옛 지도자들이 친히 조성한 양국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 속에서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며 “중조(북중)는 산과 강을 맞댄 좋은 이웃으로서 양국의 전통 우의는 소중하고 보배와 같은 공통의 재산”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외부의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는 한국전쟁 당시 중국이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것을 말한다.
왕 부장은 이어 “현재 국제, 지역 정세의 심오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조선(북한)과 함께 우리의 전통적 우의를 더욱 높게 휘날리면서 우리의 관계를 시대에 맞춰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대사는 이에 “양국 지도자들의 보살핌 속에서 조중(북중) 우호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러한 때 주중 대사로 부임해 일할 수 있게 돼 무한한 영광과 기쁨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리 대사는 북한의 대표적 '무역통'으로, 지난 2월 지재룡 대사의 후임으로 주중 대사에 임명돼 4월 공식 부임했다.
한편 이같은 만남이 문 대통령의 방미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국이 한미 공조를 견제하기 위해 '북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