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한 여성 부사관이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신고했지만 이를 은폐하려는 상관들의 압박에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1일 군 당구 등에 따르면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 소속 A 중사는 지난 3월초 회식에 참석한 후 숙소로 돌아오던 중 선임 B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음주 및 회식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반드시 참석하라'는 B 중사의 압박에 A 중사는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이후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B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중사는 이 같은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다. 그리고 이틀 뒤 두달여간 청원휴가를 갔고, 자발적으로 부대 전출 요청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A중사의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B 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조직적 회유를 시도했다고 한다.
이후 불안장애와 불면증 등에 시달리던 A 중사는 지난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중사가 세상을 떠난 날은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친 그날 저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 강제 추행 건에 대해선 군 검찰에서, 사망사건 및 2차 가해에 대해선 군사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며 “공군은 이 사안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명명백백하게 밝혀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건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며 알려졌다.
A 중사의 유족이라 밝힌 청원인은 “공군 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조직내 은폐, 회유,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