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리선권 외무상(사진) 명의의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리선권이 “외무성은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김여정)이 미국의 섣부른 평가와 억측과 기대를 일축해 버리는 명확한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의 '조건 없는 대화' 요구에 “잘못된 기대”라고 비난했다. 이 와중에 리선권의 담화가 나오며 미국이 양보하지 않는 한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구를 연이어 일축하고 있지만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리 외무상의 담화가 두 문단으로 짧은 데다 통상 북한의 담화에 담긴 원색적인 비난도 없었다. 나름의 수위 조절을 한 것이다. 향후 미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 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미국에 북한이 8월 한미 연합 훈련 중단과 제재 해제 등을 압박하는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는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