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에는 회소 감염병인 희소 감염병인 원숭이 두창(Monkey Pox)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가 발견돼 우려를 낳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북부 도시 댈러스 보건당국은 전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댈러스 주민이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원숭이 두창에 감염되면 발열·두통·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림프샘이 붓고 얼굴을 비롯한 몸에 발진과 반점·농포가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치사율이 10%에 달해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증상자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능력을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지난 8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미국 델타항공 비행기를 타고 애틀랜타를 경유해 지난 9일 댈러스에 도착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환자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도 안정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타항공을 비롯해 지역 보건 관리들과 협력해 비행기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댈러스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미국 내 공항과 비행기에서 승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을 것이라며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가 비행기나 공항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확산했을 위험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1958년 원숭이 연구자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간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으며, 주로 아프리카 중·서부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지난 2003년엔 미국에 이 바이러스가 유입돼 47명이 감염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에서 숨진 원숭이를 해부한 한 수의사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의 한 연구기관에서 일하던 53세 수의사가 지난 3월 숨진 원숭이 두 마리를 해부한 뒤 메스꺼움과 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다.
수의사는 병원에서 치료받았지만 지난 5월 27일 숨졌다. 조사 결과 수의사는 '원숭이 B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바이러스는 원숭이로부터 물리거나 긁힐 경우 또는 감염된 원숭이의 세포나 분비물과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원숭이에는 별다른 해가 없으나 사람에게 감염될 경우 70% 정도가 치명적인 피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은 숨진 수의사가 중국에서 확인된 첫 번째 원숭이 B 바이러스 인체 감염 사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