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개막을 앞둔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배치된 '골판지 침대'가 선수들 사이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도쿄 올림픽 미국 장거리 달리기 대표 선수이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선수촌에 제공한 골판지 침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일등석도 못 타고 골팜지 침대에서 자게 생겼다"며 "누가 소변이라도 본다면 골판지 상자가 젖어서 침대가 주저앉겠다. 특히 결승전 전날 밤에 그런다면 최악일 것"이라고 말했다.
첼리모는 선수촌 침대 사진과 골판지 상자들을 겹겹이 쌓은 사진을 동시에 게재한 뒤 '전과 후'라며 풍자하기도 했다.
이어 첼리모는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며 "도쿄에서 스트레스가 쌓여간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 침대는 선수들간의 성행위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스포츠 경기를 제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한 사람의 체중만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 역시도 이 침대를 '안티 섹스'(Anti-sex·성관계 방지) 침대라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환경을 우선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골판지 침대를 제작해 배치했다. 침대 크기는 길이 약 210㎝,폭 90㎝, 높이 40㎝이며 약 200㎏ 무게까지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일랜드 체조선수 리스 맥클레너간은 침대가 예상보다 견고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침대에서 뛰는 모습을 촬영해 공개했다.
맥클레너간은 "이 침대가 '안티 섹스'를 위해 골판지로 제작됐다는 말이 있다. 겉보기에는 움직임이 격렬하면 무너질 것 같지만 이는 가짜 뉴스다"고 말했다.
이후 도쿄 올림픽 공식 트위터 계정은 맥클레너간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거짓 설을 폭로해 밝혀준 것에 감사하다. 지속 가능한 침대는 튼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