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시골 초등교사 출신 카스티요 당선 확정...페루 첫 '서민 대통령'
  • 유성용
  • 등록 2021-07-21 10:26:46

기사수정


▲ [사진출처 = AP통신 홈페이지 캡처]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 사회주의 계열의 후보인 페드로 카스티요(51)가 당선되며 첫 '서민 대통령'이 탄생했다.


5년 사이 대통령이 3명이나 중도 하차하는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고 있는 페루는 이번 대선에서 후보만 20명 넘게 출마하며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전직 대통령과 그 딸, 국가대표 축구선수, 경제학자 등 다양한 이력의 후보들이 차기 대통령이 되기 위해 나섰고 이중 국민의 선택을 받은 건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 카스티요였다.


지난해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직후 그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2%였고, 출마 선언 직후의 신선함도 사라진 후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0.2%에 불과했던 군소 후보였다.


이 같은 낮은 지지율은 선거 무렵까지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4월 11일 대선 1차 투표를 한 달 앞둔 시점에도 지지율은 5% 미만이었고, 대선 직전 치열한 경합을 벌이던 5∼6명의 선두 후보군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투표에서 그는 18.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고, 두 달 뒤 결선에서 게이코 후지모리(46) 민중권력당 대표를 간발의 차이로 꺾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기득권이나 엘리트 계층과는 거리가 먼 카스티요는 페루의 첫 '서민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AP통신은 그가 페루의 "첫 농민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AFP통신은 정치 평론가를 인용해 "첫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챙 넓은 하얀 모자를 트레이드마크처럼 쓰고 다니는 카스티요는 1969년 페루 북부 카하마르카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문맹의 농부였다.


교육학을 전공한 후 1995년부터 고향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역시 교사인 릴리아 울시다 파레데스 나바로와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2002년 좌파 정당 후보로 소도시 시장직에 출마했다 낙선했고, 정당 지방조직에서 활동한 것이 정치 경력의 전부였다.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지난해 사회주의 정당 자유페루당의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에너지 산업 등에 대한 국가 통제 강화와 개헌 등을 내세웠지만 거의 레이스 내내 관심 밖의 후보였다.


그러나 기성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염증과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페루 국민들은 가난한 서민계츠인 카스티요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마르크스주의 정당 후보 카스티요의 선전은 대선 전후 페루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남미 다른 좌파 정권에서처럼 산업 국유화나 환율·가격 통제 등이 등장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하기도 했다.


카스티요는 시장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사유재산을 존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어조도 더 온건하게 바꾸었지만, 큰 틀에서 경제 정책 방향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년 내 일자리 100만 개 창출,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제 활성화 등과 더불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수입 규제 등도 내세웠다.


또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은 없어야 한다"며 자원개발 등을 통해 쌓은 부가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 이슈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낙태와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고, 사형제도 부활도 시사했다. 페루 내에서 범죄를 일으킨 미등록 외국인을 72시간 이내에 추방하겠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왔다.


'서민의 대표' 이미지를 강조해온 그는 당선 후 대통령 급여를 포기하고 교사 수입으로 계속 생활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울산교육청, 나눔과 대화로 수업 성장 해법 찾는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12일 다산홀에서 중고등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2025 수업 성장 나눔 대화의 날’을 열었다.      이 행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안착과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문화를 확산하고자 마련한 실천적 장으로, 현장 교원들이 수업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함께 ...
  2. 울산 화평교회,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에 추석맞아 이웃사랑 나눔 실천 100만원 후원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화평교회(담임목사 장지훈)는 9월 12일 금요일 10시에 울산동구종합사회복지관(관장 한영섭)을 방문하여 추석 명절을 맞아 지역 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후원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이번 후원은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등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사랑 나눔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
  3. 인공지능·디지털 연수로 학교 행정 효율 높인다 [뉴스21일간=이준수 기자]  울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천창수)은 9일부터 12일까지 남구 종하이노베이션센터에서 교육행정직과 교육공무직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강화 연수’를 진행했다.      이번 연수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실무 연수로 학교 행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행정 서비스의...
  4.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5.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6. 울주군치매안심센터,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 치매극복 선도단체 지정 (뉴스21일간/최원영기자)=울주군치매안심센터가 12일 국제피플투피플 춘해보건대챕터(춘해보건대 대학생 봉사단체)를 ‘치매극복 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이번 협약은 청년 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내 치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
  7. 신간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 프랑스 기호학자이자 문학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드프랑스 취임 연설 「강의」, 그리고 바르트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자크 데리다가 발표한 애도의 글 「롤랑 바르트의 죽음들」을 묶은 책 『강의∣롤랑 바르트의 죽음들』(김예령 옮김)이 문학과지성사의 ‘채석장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하나는 바르트의 시작을, 다른 하나는 바르...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