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일상을 되찾은 듯 보였던 미국에서 다시금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서며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급감하면서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가 짧은 휴지기 이후에 다시 유행병 확산의 기로에 서게됐다며,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백신 거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2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1209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2주 전에 비해서는 172% 증가한 수치이며 한달전의 4배로 뛰었다.
NYT는 “돌파 감염은 예상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지만, 백신은 중병과 사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절반 가량이 여전히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전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백신을 보유하고 있지만, 백신 거부율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의 30% 정도가 단 한번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 비중이 훨씬 높다. 특히 18세 미만 청소녀들은 백신 접종률이 더 낮다. 특히 지난 23일 접종횟수는 53만 7천 여건으로 4월 초와 비교 84% 급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같은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대유행”이라며 “미국민의 50%가 아직 완전한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문제”라고 진단했다.
NYT는 델타 변이가 높은 전염력으로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마와 람다 혹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더 극악한 위세를 떨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 접종자들이 늘어날수록 집단 면역이 형성돼 전염병 확산의 ‘방파제’ 역할을 하게 되는데,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재확산을 유발하는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델타 변이는 미국에서 신규 감염 사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 종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