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가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초당옥수수를 할인 판매했으나 먹을 수 없을 만큼 떨어진 품질의 상품을 발송해 환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일 충주시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충주씨샵'에서 판매한 초당옥수수과 관련해 4천 여건의 환불 요청이 접수됐다.
충주시가 농가돕기를 위한 좋은 목적에서 할인해 판매한 옥수수지만 정작 배송된 제품 대부분은 먹기 힘들 정도로 상해 있어서다.
환불을 요청하는 게시글에는 상한 옥수수 사진과 함께 "도저히 먹기 힘들 정도로 썩어 있다" "아이스팩 녹으면서 옥수수가 썩어 쉰내만 진동한다" "옥수수 알갱이들이 다 말라 비틀어져 있다" 등 불만사항이 적혔다.
본래 초당옥수수는 2만900원에 판매해왔지만, 폭염과 기상이변 등으로 초당옥수수가 급성장하며 농가들이 판로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이에 충주시가 나서 15개입에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할인가에 판매를 진행했다.
소비자들도 동참해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옥수수 1만4천 상자를 팔아치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달 26일부터 순차 배송된 옥수수의 품질은 소비자들의 '착한 소비'를 배신했다. 한 소비자는 "속이 타 들어간다는 농민들을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이 돼 선뜻 샀는데, 이게 뭐냐"며 "차라리 농가 살리기 모금을 받는 게 낫겠다"고 지적했다.
현재 충주시는 소비자들 항의에 1차 판매분 1만4000상자 중 저품질 상품에 대해서는 환불처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충주시 측은 "수분이 많은 농산물이다보니 폭염으로 인해 상품의 질이 저하된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저품질 상품으로 인한 환불처리는 신속히 처리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가 농가를 살리겠다는 취지에서 판매한 지역 농산물이 품질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할인 판매한 감자가 대표적이다.
당시 강원도는 코로나19로 농가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감자 10kg에 5000원이란 파격가를 내세워 판매를 했다. 하지만 막상 상품을 받아든 소비자들은 잘라 먹기 어려울 정도로 썩어 있는 감자 품질을 놓고 불만이 번졌다. 환불조치 역시 소비자가 직접 업체에 이의를 제기해야 해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