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을 이어가다 결국 재선의 '마지노선'인 30%선 아래로 떨어졌다.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가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29일 마이니치신문이 발표한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1109명) 결과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17일 조사 때보다 4% 포인트 낮은 2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스가 정권이 출범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4% 포인트 상승한 66%를 기록했다.
이같은 지지율 하락은 스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무능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탓이다. 응답자의 70%는 스가 정부의 코로나 대책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 스가 총리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2만명을 넘어서고, 긴급사태 선포 지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데도 “빛이 분명히 보인다”(지난 25일)고 말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론을 펼쳐 여론의 반발을 샀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일본 의료 체계가 붕괴에 대한 불안감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붕괴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불안하다’는 응답은 70%에 이르렀다. 반면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입원할 수 없는 자택 요양자가 늘어나고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나 의료 체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내각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대로 지지율 30% 선은 정권 교체의 기준으로 여겨졌다. 현재 스가 총리 교체론에 힘이 실리며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치러질 중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대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차기 총리 적합도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적이었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휴대전화 응답자 7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시바 전 간사장은 13%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코로나19 담당 장관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으로 11%였다. 스가 총리는 9.8%로 3위를 차지했다.
자민당 내에서 쓴소리를 도맡아 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그동안 출마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총재 출마 쪽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그는 28일 돗토리현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총재 선거 출마를) 해야 한다고 한다면 뜻있는 분과 상담해 나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 속임수가 없는 정치를 하고 싶다”며 사실상 총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