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무대에서 뛰는 한국 선수 간의 대결이 성사됐다. 토트넘 훗스퍼의 손흥민과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그 주인공이다. 이 대결에서 승자는 경험이 더 많은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오전 3시45분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 울버햄턴과 원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은 90분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카라바오컵은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연장전 없이 무승부가 치러진다.
울버햄턴 유니폼을 입고 2경기를 소화한 황희찬은 이날 이적 후 처음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반면 종아리 부상 여파로 지난 20일 첼시전에서 복귀한 손흥민은 이날 벤치에서 시작했다.
울버햄턴은 전반 13분 예르손 모스케라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내려오며 흔들렸다. 그 어수선함을 놓치지 않은 토트넘이 전반 14분 탕귀 은돔벨레의 득점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전반 23분에는 해리 케인이 델레 알리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슛으로 팀의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공을 잡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돌파한 황희찬은 코너킥을 만들어냈고, 결국 이 코너킥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황희찬은 전반 추가시간, 한 차례 헤딩 슛을 날렸으나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후반 1분 황희찬은 키아냐 회버의 땅볼 크로스를 뛰어들며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13분 울버햄턴이 동점골을 만들었다. 황희찬이 강한 압박으로 공을 탈취했고 덴동커가 내준 공을 포덴세가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점수를 따라잡힌 토트넘은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산투 감독은 후반 17분 지오바니 로 셀소 대신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은 후반 21분 정확한 크로스로 케인의 헤딩 슛을 도왔는데, 울버햄턴 골키퍼 루디에게 막혔다. 울버햄턴은 후반 42분 네베스의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황희찬은 울버햄턴 1번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했다. 하지만 울버햄턴은 세 번째 키커 네베스와 네 번째 키커 덴동커가 실축하며 승기를 빼앗겼다. 토트넘도 호이비에르가 실축했으나, 울버햄턴의 다섯 번째 키커 코디마저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