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며 국가대표 영구 제명은 물론, 프로배구에서도 뛸 수 없게 된 여자배구의 이재영·이다영(이상 25) 쌍둥이 자매가 결국 해외로 나간다. 피해자와 배구팬들이 바랐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자숙은 끝까지 없었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국제이적동의서(ITC) 직권 승인 마감 시한인 29일 오후 7시(한국 시각) 쌍둥이 자매에 대한 ITC를 발급했다.
당초 FIVB는 대한배구협회에 두 선수에 대한 ITC 발급을 요청했지만, 협회는 두 선수의 해외 이적 반대 입장을 다시 밝히며 29일이 마감시한이었던 두 선수에 대한 국제이적동의서(ITC) 공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FIVB는 여전히 두 선수의 학교폭력이 한국 내에서만 해당하는 것이며, 이들의 해외 진출을 협회가 막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ITC를 직권 발급하며 두 선수의 그리스 이적을 도왔다.
FIVB의 해석 덕분에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 구단 소속으로 배구 커리어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이재영, 이다영은 지난 2월 학폭 가해자로 지목돼 소속 구단이었던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2021-2022시즌 선수 등록도 하지 못하면서 국내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까지 박탈당하며 사실상 국내에서 뛸 수 없었다.
이에 쌍둥이 자매는 해외 에이전시에 계약하며 그리스 진출을 모색했다. 대한배구협회가 ITC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자 FIVB에 SOS를 쳤고, 결국 승인을 받았다. 이재영, 이다영은 ITC를 근거로 그리스 대사관에서 곧 취업 비자를 받아 다음 주 출국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9일 개막하는 그리스 리그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선택이 이재영, 이다영 두 선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국내(4억~5억원)에 비해 연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그리스 여자배구 리그도 수준이 한국에 비해 크게 떨어져 주목받지 못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소속팀이 될 PAOK에는 이미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뛰고 있어 확실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대신 해외로의 도피를 선택한 만큼 비난 여론이 크기 때문에 해외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다 해도 국내 무대로의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