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동료선수 비하와 경기 중 ‘고의충돌’ 의혹에 휩싸인 심석희(24·서울시청)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라커룸에서 불법녹취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심석희와 C코치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C코치는 최근 제기된 심석희의 동료 비하 발언 의혹에서 메시지를 주고받은 당사자다.
이 방송에 따르면, 심석희와 C코치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이던 2018년 2월 20일 오후 7시경 메신저를 통해 문제의 대화를 나눴다. 당시 심석희와 최민정(23·성남시청), 김아랑(26·고양시청)이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을 마친 직후였다.
해당 메시지에서 C 코치는 심석희에게 “첫 진출을 축하한다”고 말을 걸었고, 이에 심석희는 “응, X나 감격. 최민정이 감독한테 뭐라고 지껄이나 들으려고 락커에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녹음해야지”라고 한다. 여자 3000 m 계주 결선 출전 순번에 대한 대화로 추정된다.
심석희는 이후 같은 날 8시 30분경 “핸드폰 녹음기 켜놓고 라커룸에 둘 테니 말조심하고 문자로 하자”고 전했고 C코치는 긍정을 뜻하는 ‘ㅇㅇ’라고 답했다.
다만 실제로 심석희가 녹취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노컷뉴스 취재진은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심석희 선수와 C 코치 본인에게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당시 메신저상 대화 내용을 살펴볼 때 녹음하겠단 말을 반복하고 있고, C 코치가 심석희 선수에게 ‘녹음하겠다. 말조심하라’고 사전에 주의를 주는 모습도 있어서 실제 녹음을 시도했을 것으로 상당히 의심되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만약 실제로 불법 녹취가 이뤄졌다면 이는 통신비밀 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빙상연맹 측은 최근에야 이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빙상연맹 측은 노컷뉴스에 “현재 조사위원회가 꾸려지고 있는 단계이고, 조사 범위도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만 전했다.
한편, 이날 조선닷컴은 심석희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대표팀 코치의 폭로를 바탕으로 “심석희의 금메달을 위한 승부조작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조 전 코치는 구속 중이던 2018년 9월 옥중편지를 통해 ‘2016∼2017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1500m와 2017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1000m에서 심석희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최민정에게 양보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두 종목 모두 심석희가 금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