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20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또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20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수감 중)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녹취록 등을 검찰에 제출한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유 전 사장 직무대리도 이날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한 민관 핵신 관계자 4명을 동시에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 담긴 화천대유의 정관계 인사 상대 ‘350억 원대 로비 의혹’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에는 김 씨와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50억 약속 클럽’으로 알려진 국회의원과 법조인들에게 돈을 전달하는 방법을 논의하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김 씨가 “6명에게 각 50억 원씩 총 300억 원”이라고 말을 꺼내자, 유 전 사장 직무대리가 “곽상도 국회의원은 현직이니 직접 주면 문제가 될 수 있고, 아들한테 배당으로 주는 게 낫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는 검찰에서 각각 “곽 의원 등을 포함한 정치인, 법조인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얘기를 김 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씨는 “개발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되자 투자자들끼리 예상 비용을 경쟁적으로 부풀려 주장한 것이고, 정 씨의 녹음 사실을 알고 일부러 허위사실을 포함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뇌물' 의혹에 대해 곽 의원은 지난 13일 "로비를 받고 무슨 일인가 했으면 자료도 남아 있을 텐데, 이런 것도 없이 무조건 뇌물이라고 덮어씌우고 있다"며 "제3자들 간의 대화 녹취록이어서 이것을 근거로 제가 뇌물을 받았다고 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화천대유 직원 모두에게 배분되는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