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주재하는 네덜란드 외교관의 가족이 주차 도중 시비가 붙은 한국인 남성을 차량으로 위협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3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주한 네덜란드 영사의 남편인 60대 남성 A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쯤 용산구 하얏트호텔 인근에서 한국인 남성 B씨를 차량으로 친 혐의를 받는다.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은 상황에서 B씨가 차에서 내려 항의하자 A씨는 차량으로 B씨에게 가벼운 충격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 신분을 확인하고 돌려보냈고, 이후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차량 운전석 쪽 앞범퍼가 B씨와 스치는 모습을 확보했다. 다행히 B씨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의성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조만간 A씨를 소환해 사건 전후 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네덜란드대사관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A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으로 모욕적 행위를 했고, '나는 면책특권이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면책특권이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를 면제받도록 한 제도다.
지난 4월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뒤 면책특권을 주장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