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장수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최초로 아시아계 캐릭터가 등장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지영'이다.
AP 통신은 14일 세서미 스트리트의 새 주민이 된 지영을 단독 인터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1969년 미 공영방송 PBS에서 시작된 미국의 대표적 어린이 프로로 가장 오래 된 작품이기도 하다.
지영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름(한자)에 대해 "한국에선 전통적으로 이름의 두 글자가 각자 (독립적인) 다른 의미를 가져요. '지'는 보통 똑똑하거나 현명하다는 뜻이고, '영'은 용감하거나 힘이 세다는 뜻이죠."라고 설명했다.
7살로 설정된 지영은 전기 기타와 스케이트보드 타기가 취미라고 덧붙였다.
지영은 오는 21일 추수감사절 때 방영되는 특집 프로그램 '함께 만나요: 세서미 스트리트 특집'(See Us Coming Together: A Sesame Street Special)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 특집에는 시무 리우, 파드마 락시미, 오사카 나오미 등도 출연한다.
지영의 캐릭터는 41살의 한국계 미국인 캐슬린 김이 연기한다.
지영 캐릭터의 등장은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반아시아 혐오 사건의 급증 등 2020년 두드러지게 나타난 미국 내 인종 혐오 사건들에 대한 반성 위에 이뤄졌다. 세서미 스트리트 측은 현재를 어떻게 볼 것인지와 관련, 어린이들에게 인종과 민족성, 문화에 대해 다양성을 살펴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지영과 함께 세서미 스트리트에 새로 등장하는 8살 흑인 소년 타미르는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인종 차별이라는 주제에 대해 처음으로 이야기하는 캐릭터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캐슬린 김은 "애틀랜타 총기난사 사건이 나에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는지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종차별이 무엇인지 가르치고, 아이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다. 그리고 다른 모습의 아리들을 보는 시선을 지영이 정상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연합의 공동 이사인 바네사 렁은 지영 캐릭터의 등장에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지영 캐릭터가 우리 공동체의 다양성, 그리고 다양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은 한편 음식 등 한국 문화의 측면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