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4·3 유족 지원 등을 위해 마련된 모금함과 사찰 불전함을 뜯어, 상습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절도 혐의로 입건한 2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 15일,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내 설치된 유족 지원을 위한 모금함을 드라이버로 뜯어 현금 90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18일에도 대정읍 한 사찰 불전함에서 같은 수법으로 5만 원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섯알오름 모금함 절도 사실을 인지한 시설 관계자로부터 절도 피해 신고를 받아 곧바로 수사에 나섰지만, 주변에 방범 카메라가 없는 데다 하루에도 수백 명이 방문하는 특성 탓에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사흘 뒤인 어제(18일) 오전 10시 반쯤 대정읍 소재 모 사찰에서 불전함 절도 신고가 재차 들어왔고, 경찰은 사찰 CCTV를 확인해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대정읍의 한 도로에서 이 남성을 체포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정읍 사찰 불전함뿐만 아니라, 사흘 전 '섯알오름 모금함' 절도 사건 역시 이 남성이 벌인 짓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남성은 누범 기간 중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모금함에서 훔친 90만 원은 생활비와 유흥비로 모두 탕진한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