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채가 넘는 빌라 등을 소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져 이른바 '빌라왕'으로 불리는 김 모 씨보다 더 많은 전세보증금 사고를 일으킨 집주인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김 씨와 관련한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1건이다.
전세 기간이 만료됐는데 집주인 김 씨가 보증금을 내주지 못해 HUG가 대위변제에 들어간 게 171건이라는 뜻이다.
HUG는 지난달까지 이 중 133건, 254억 원에 대해 보증금을 돌려줬지만, 나머지는 김 씨의 사망으로 절차가 중단됐다. 김 씨와 관련한 총 보증사고 금액은 334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김 씨보다 더 큰 피해를 낸 집주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올려 관리한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람은 박 모 씨로 293건 계약에서 646억 원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정 모 씨로 254건 계약에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600억 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3위 이 모 씨가 581억 원(286건), 4위 김 모 씨는 533억 원(228건)을 내주지 않았다. 5위는 보증금 사고 규모가 440억 원인 김 모 씨였다.
'빌라왕' 김 씨는 악성 임대인 중 사고 금액으로만 따졌을 때 8위였다.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3,630건, 금액은 7,584억 원 규모로, 이 중 6,842억 원을 HUG가 대신 갚아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