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고 배봉기(1914∼1991) 할머니를 취재한 책을 출간해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린 일본 논픽션 작가 가와타 후미코 씨가 2일 위암으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잡지 기자를 거쳐 논픽션 작가로 활동한 가와타 씨는 오랜 기간 인터뷰를 통해 오키나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한 배 할머니를 취재해 정리한 책 '빨간 기와집'을 1987년 냈다.
배 할머니는 '남쪽 섬에 가면 일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1944년 29세의 나이에 배를 탔다가 오키나와 도카시키 섬 위안소로 끌려가 종전까지 성노예 역할을 하도록 강요받았다.
배 할머니는 1973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가와타 씨는 또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역경을 딛고 버텨온 재일 1세 할머니 29명을 만나 그들의 인생을 정리한 책 '몇 번을 지더라도 나는 녹슬지 않아'를 펴내는 등 약자인 식민지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고인은 일본의 2차 세계대전 가해 책임을 알리는 시민단체인 '일본전쟁책임자료센터'의 공동 대표 등을 맡으면서 일본 정부에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배상을 촉구했다.